봉은사 국화축제

Description

Description

갑갑한 일상에게 건네는 국화꽃 향기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을 하루를 보낸다. 반복되는 생활에 숨이 막혀도 모두가 그렇게 살아간다는 말로 스스로를 다독인다. 허전하고 답답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지만 어쩔 수가 있나. 나뭇잎이 나고 자라고 색이 바뀌는 동안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는 걸 문득 깨닫곤, 가을이구나 그제서야 실감한다. 이미 많은 꽃들이 져버린 뒤인데. 이래서야 되겠나 뒤늦게라도 가을정취 좀 느껴보고 싶은데 먼 곳까지 찾아갈 시간적인 여유도 금전적 여유도 없다. 그 때 떠오른 곳이 하나, 봉은사였다. 백화점과 호텔, 무역센터와 코엑스 같은 고층건물들이 숲을 이룬 삼성동에 큼직하게 자리잡은 사찰은 호젓한 맛은 없어도 느리게, 침착하게 가을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구불구불하게 장식된 국화꽃 길로 사람들이 기도를 하며 돌고 있었다. 국화 법성도라 했는데 신도가 아니기 때문에 꽃 향기를 맡으며 일주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진여문에서 법왕루까지 가는 길은 온통 국화꽃 천지였고 꽃 화분에는 작은 메모들이 칸칸이 꽂혀있었다. 좋은 학교에 가게 해달라는, 취업하고 싶다는 건강했음 좋겠다는 평범한 소망들이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밀고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것 같았다. 대웅전 근처에 다다르니 향 냄새가 가득했고 연등이 꽤나 화려하고 아름답게 법당을 수놓고 있었다.

순간 해탈이랄까, 뭐 그런 비슷한 것을 경험한 기분이었다. 얽매임에서 벗어남, 괴롭지 아니한 마음 또한 해탈이라 일컫는다면 그래 나는 잠시 해탈의 길에 서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가을볕이 따가웠지만 그 것 또한 기분 좋았다. 낮은 담장을 따라 걸으며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잘 자란 나무들이 좋은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짬을 내서 들른 봉은사에서 일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권태란 순전히 나 혼자서 만들고 키워낸 것 아닐까 싶었다. 불교에서 쓰는 일체유심조 –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말 때문만은 아니었다. 잠깐 동안이지만 질리도록 국화꽃을 보았다. 건강이나 행복 같은 단어를 많이 보았기 때문인가?

 

꽃은 말을 알아듣지 못해도 꽃다운 그 마음을 사랑한다고 국화꽃을 보며 스물다섯의 정몽주가 읊은 시가 있다. 이 나이가 되도록 꽃다운 마음을 사랑하긴커녕 그런 마음을 본 적도 가져본 적도 없는데 말이지.

[매일 매일을 꽃다운 마음으로]

지갑에서 5천원을 꺼내 꽃 공양을 드렸다. 그냥 그 곳에 내 마음을 남겨두고 싶었다. 내일도 모레도 오늘과 비슷한 생활을 하겠지만 아마 같지는 않을 거라고,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다시 바쁘고 복잡한 차도를 건너고 있었다.

 

행사기간 매년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연중무휴)
위치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531
찾아가는  지하철 2호선 삼성역 6번 출구
문의 02-3218-4800 
홈페이지 http://www.bongeunsa.org

Contact

Contact
  • Address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531
  • Phone
  • Website
  • Category
    10월, 11월, 9월, 축제정보
  • Location
    서울특별시
  • Tags
    가을축제, 국화꽃축제, 봉은사, 서울나들이, 서울축제

Location

봉은사 국화축제
Get directions

Contact

봉은사 국화축제
  • By sjpin
  • Email: sjpension@naver.com
Please create a form with contact 7 and add.

Theme Settings > Item Pages > Contact > Contact Form ID

Events

봉은사 국화축제
No 이벤트 Found

Ratings

봉은사 국화축제

0

0 Total
0.0%